몇 년 전 일입니다
.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택시를 타고 집으로 오는데 택시기사가 “법원에서 근무하느냐?”고 물으셨습니다. 저는 “그곳에서 근무하지는 않지만, 일하고는 있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때부터 그 기사는 “판사들은 모두 변호사에게 돈을 먹고, 판결은 변호사 뜻대로 이뤄진다.”며 열변을 토했습니다. 그 얘기를 듣다가 저도 모르게 “제가 2년 넘게 법원을 출입했지만, 그런 판사는 정말 찾아볼 수가 없다. 매일 밤형사사건을 맡은 일부 변호사들이 ‘판사 로비 자금’이라며 의뢰인에게 웃돈을 요구한다고 합니다. 의뢰인은 일종의 뇌물이라 여기고 순순히 변호사에게 거금을 건네지요. 그러나 그 돈이 정말 판사에게 전달되는지는 변호사 말고는 아무도 모릅니다. 의뢰인이 법정에서 “제가 드린 뇌물 잘 받으셨나요?”라고 판사에게 물을 수 없으니까요. 이런 분위기를 악용해 변호사가 ‘배달사고’를 내는 경우가 있을 것이라고 저는 추측합니다. 물론 제가 기사에서도, 블로그에서도 판사나 판결을 많이 비판하지만, 기본적으로 저는 대다수의 판사가 부패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사명감을 갖고 오늘도 치열하게 ‘실체적 진실’을 찾으려 고민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오늘 저는 그런 판사를 한 명 소개할까 합니다. 주인공은 전주지법 군산지원
지난 2월 형사부에서 민사부로 옮긴
평범한 어부였던 임모씨는 1985년 7월 세 들어 살던 집의 주인이 간첩 혐의로 보안부대에 끌려가 조사를 받자 평소 친하게 지냈다는 이유로 강제 연행돼 28시간 동안 고문을 받습니다. ‘혐의 없음’으로 풀려났지만 고문 후유증으로 만신창이가 된 그는 시름시름 앓다가 2주 후 숨졌습니다. 당시 서른 살 청년이었습니다. 유족은 2005년 12월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진실위원회(이하 진실화해위)에 진실규명 신청을 냈고 진실화해위는 “망인이 보안대에 의해 영장 없이 불법 구금됐고 수사 과정에서 구타, 잠 안 재우기 등 가혹행위를 당해 그 후유증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합니다. 임씨의 동생 2명은 국가를 상대로 각각 3억 10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습니다. 국가는 불법 구금 등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소멸시효(10년)가 지났다며 배상을 거부합니다.
군산지원 민사합의1부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리며 국가의 비겁한 주장을 조목조목 비판합니다.
“피고(국가)는 자발적으로 망인(임씨)과 유가족에게 사과하고 손해를 배상해 주기는커녕 망인이 사망이 사망한 이후 약 24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그들의 피해나 명예 회복을 위하여 어떠한 조치를 취한 바가 없다. 이에 (원고가) 진실화해위가 밝혀낸 진실을 토대로 피고(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기까지 하였는데 정작 이 사건 소송에서 (국가가)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주장을 하면서 오히려 자신의 책임을 부정하고 있다. 이는 자신의 기본적인 의무는 도외시한 채 오로지 권리만을 주장하는 것으로 용납될 수 없는 태도다. ‘과거와의 화해를 통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국민 통합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진실화해법의 기본적 취지에도 반하는 것이다. 나아가 법에 의하여 설립된 국가기관인 진실화해위의 명시적인 배상 권고를 무시하는 것으로서 국가로서 갖춰야 할 위신까지 무너뜨리고 있다.”
특히 ▲ 이 사건은 공권력에 의해 무고한 개인이 사망에 이른 사건으로 위법성이 매우 심각하고, ▲ 망인 및 유가족의 피해를 회복시켜 줄 유일한 조치가 금전적 배상이며, ▲ 사법부가 소멸시효 항변을 받아들일 경우 ‘민주화운동 보상법’ 같은 특별법이 제정되지 않는 한 (원고가) 손해를 배상받을 방법이 없게 되어 사실상 사법부가 원고에 대한 권리 보호를 포기하는 셈이 되고 ▲ 민주화운동 관련 피해자들과의 형평성에 있어서도 문제가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국가의 소멸시효 항변을 허용할 수 없다고 재판부는 밝혔습니다. 이 같은 판결은 국가의 소멸시효 완성 주장을 신의성실 원칙에 반한 권리남용으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의 기존 판례보다 한 발짝 나아간 것입니다. 결국 재판부는 망인의 위자료를 1억원, 어머니 위자료를 5000만원, 동생 위자료를 각 1000만원으로 정해 상속계산법에 따라 유족인 동생에게 각 7000만원씩 지급하라고 판결합니다.
판결문을 읽으며 저는 짜릿한 전율을 느꼈습니다. 사법부를 왜 ‘인권의 최후 보루’라고 칭하는지 알 것만 같았습니다.
국가의 소멸시효 항변을 배척하는 전주지법 군산지원 민사합의1부 판결문 내용을 첨부합니다.
2009가합350.hwp
'주목! 이 사람'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대통령인 남편을, 아내는 어떻게 호칭할까 (47) | 2009/10/12 |
|---|---|
| 집시법 위헌성 인정한 ‘판사 박재영’의 감춰진 진실 (63) | 2009/09/28 |
| ‘비겁한 국가’를 향한 어느 판사의 일침 (46) | 2009/09/22 |
| 버릴 줄 아는 '권력자'를 만나다 (16) | 2009/09/11 |
| DJ를 26년간 지킨 한 남자의 이야기 (151) | 2009/08/21 |
| '조작간첩'은 내 인생의 스승[1] (12) | 2009/06/30 |










짝짝짝....희망은 역시 사람에게서 찾을 수 있는 거군요. 좋은글 감사 합니다.
'희망' 참, 달콤한 단어입니다.
대한민국 판사가 깨끗하다고? 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건 니 생각이고 이 씨발새끼야!
니놈 눈깔에는 까마귀가 하얗게 보이지
아마 그럴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 글을 참 싫어하시는 것 같은데.. 자주 찾아오시네요..
국정원 보고서처럼, 제 글도 중독성이 있나요?^^
당연한 판결을 하신 너무나도 상식적인 판사님에 대한 글이 이렇게 드문 이유는 무엇일까요? 대다수가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열광하는 이유와 하나도 다를바 없죠. 희박한 확률의 이야기를 해주는 방송과 그런 방송을 보고 싶었던 시청자들의 결합이 막장드라마의 시청률을 높이는 원리입니다. 얼마나 판검사님들 중에 인물이 없으면 이런일 한두개조차 뉴스꺼리가 되는지 보고 있으려니 가슴이 답답해서 여러마디 적고 갑니다.
저는 제 게으름 때문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더 좋은 판결, 더 매력적인 판검사를 찾아내겠습니다.
더 좋은 판결, 더 매력적인 판검사를 찾아내기 위해 고생하시는 꿈뱀파이어님의 노고에 경의를 표합니다.
그 많은 판결문,판검사 중에서 보물찾기놀이하기엔 힘들어보입니다만....잘 찾아보면 있을겁니다.
초능력을 발휘하거나 날아다니지는 않지만 저런분들은 항상 제 마음속의 영웅들이죠.....
한때 판사가 꿈이었는데 저런 판사가 되고 싶었습니다...
우린 판사는 아니지만, 우리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봐요.
글세요 필자님이 익명으로 이런글을 쓰셨다면 모르겠지만, 이렇게 본명과 직업을 건 노골적인 칭찬은 그다지 좋아보이지는 않네요. 유명 판사 신영철도 아직까지 근무하는 사법기관에 얼마나 더 신뢰를 보낼수있을지 반문하고싶은 심정입니다.
판사나 판결과 관련한 저의 다른 글도 읽어보시면 좋을텐데...
실명으로 비판 글을 쓰니, 실명으로 칭찬 글을 써야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비문 발견
▲ ‘민주화운동 보상법’ 같은 특별법이 제정되지 않는 한 사법부가 원고의 권리 보호를 포기하는 한다는
어쨌든 잘 읽었습니다.
그 문장이 엉켰지요?
손을 좀 봤습니다.
고맙습니다.
판사.. 나쁜 판사 한 사람 한 사람 찾아내는 것이 사법부에 신뢰와는 큰 연관이 없긴 하겠죠. 저는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나쁜 판사는 몇 몇 떠오르는데..
하지만 저나 그 택시기사분과 같이 나쁜 놈 있는 세상으로 끝내지 않고, 기자님과 같이 그런 분을 찾아내려는 눈을 가지신 분의 열정은 분명 뜻이 있어보이네요. 우리가 찾지 못 한 분들을 더 이상 지치기 전에..그런 분들이 숨어 제 역할을 제대로 펼치시도록 많이 찾아주십시오.
들려 보겠습니다. 혹 압니까 좋은 기자를 목격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니까 누군가 봐줘야지요. 고단함을 멈추지 마십시오. 지치지 마십시오.
못한 것은 비판하고, 잘한 것은 칭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비밀댓글 입니다
전 택시기사의 비판도 옳은 부분이 있다고 받아들였습니다.
다만 그 확신이 너무 강해서 저도 모르게 반박을 했지요.
당연한걸 왜 글까지 남기시는지요.. 아무것도 모르는 택시기사와 같은 맘으로 말합니다...그래요 ...그런데 지금은 우리 사법기관이 뭘하나요... 지금에 문제도 시간이 지나서 오늘처럼 말하고 그렇게 지내실건가요...지금처럼 침묵 하면서
침묵.. 제가 그랬나요?
블러그 주인장님 제정신이 아니신군요. 무죄를 내린 정재규 부장판사는 보복당할 겁니다. 미쳐돌아가는 세상인데 정신나간 판결을 하지 않는 이상, 그 넘과 그 넘 일당에게 당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 때까지 당한신 분들이 얼마입니까.
미쳐 돌아가는 세상을 만든 것도 우리입니다.
그걸 바로잡는 것도 우리여야 하지 않을까요?
그것을 바로잡아야 할게 우리 여야 한다고요?
419혁명,부마항쟁,광주항쟁,서울의봄,김대중대통령만들기,노무현대통령 만들기, 촛불시위.
도대체 얼마나 더 노력해야 우리가 바로잡을수 있는것입니까?
바로 잡는게 우리여야 한다는 공자말씀이 우습게 들리는 이유입니다.
세상에, 한국에
이런 판사도 계시군요. 멋져부러
열심히.. 찾아보겠습니다.
악행이 전혀 없는 완벽한 사람없죠. 정도의 차이일뿐.
지금 대한민국은 법을 이용해서 나쁜 욕심을 채우는 사람이 많은건 사실입니다. 어디있다 기어나왔는지 이 때다 싶은거 같더군요.
그런 사람에게는 또 날카로운 비판의 칼날을...
프로필위에 있는 사진 혹시 청솔모?!!!
당장 내려주세요><
생태계 파괴의 주범이자
한때 가지치기하러 나무 타고 올라갔다
공격당한 불쾌한 기억이 ㅠ.ㅜ
달력사진인데..
그래봐야 이 사회의 힘의 판속에서 기껏 판사일 뿐이지요. ㅜ 스스로의 자존심이 강하여 검사들에게 아부를 당하는 ...쩝. 공안검사가 "기소융{"시켜준다고 해서 정식재판 청구했걸랑요. 그나마 법원에는 최소한 법이라도 살아 있는 줄 알았습니다. ㅋㅋㅋ니기미 경찰은 검찰을 농락하고, 검사는 판사를 농락하고. 한마디로 한 번 잘못 된 것은 절대 바로 잡을 수 없는 나라입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분명 있습니다.
그렇게 깨끗하다면 왜 돈 많고, 권세있는 사람은 죄를 지어도 100% 무죄판결을 받는지 궁금하다. 매일 보약 챙겨먹고, 골프로 건강 다진 재벌들 일만 터지면 휠체어인데 가슴에 손을 얹고 과연 신성한 법정에서 할 수 있는 짓거리인지도 생각해야 할 것이고. 뭐 챙겨 먹을 것이 돈만은 아니겠지. 판사질 그만두고 변호사 개업할 때나 정치권에 발 담글 때나.. 미래를 위한 준비도 해야 한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도가 심한 것도 사실이 아닌가? 가진 자가 죄를 저지르고도 법을 두려워하지 않고 서민이 법이 있으나 없으나 그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은 결국 그 법의 최종 판결자인 판사들 책임이 아닌가?
책임입니다. 그런 판사도 있습니다.
그렇지 않은 판사가 있는 것처럼..
근데...저판결 뒤집힐거 같긴 한데..
소멸시효라.......
뒤집히든 말던 간에...하급심에선 열심히 양심에 따라 재판해야죠....
그런 양심이 모아져 대법원 판례도 바꿀 수 있겠지요.
순응하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잖아요.
소개 잘 받고 갑니다. 애프터가 될 판결을 기대해봅니다.
^^ 실명도 아닌 것이, 가명도 아닌 것이..
택시기사님 말도 이해가 가요
그럼요..
많아서가 아니라 한두명이라도 이런 판사가있다는 것이 희망을 보게 하네요.
저는 오히려 기자라는 직업에 대한 '망종들' (이런 표현을 쓰는 것을 미안해 하면서도...)만 있다고 생각했는데
님의 블로거를 통한 희망과 밝음을 찾으려고 하는 님의 수고에 찬사와 감사 기쁨을 보냅니다.
'희망을 포기하면 모든 것을 포기하는 것이다'는 저의 고백에 또 한 명의 동지를 얻는 것 같아 기쁩니다.
용길르 내시고 철촌살인의 일필휘지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망종'이 되지 않도록 옆에서 많이 비판해 주세요.^^
제 형님과 형수님도 정치부기자입니다. 정중동의 일원이라 마음 아프지만...
지금은 외국에 나가 있어서 그나마 위안이 됩니다만...
우리 언론이 언제부터 권력의 시녀가 되었는지, 물론 모든 언론이 모든 언론인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노블리스 오블리제> 만 기억하고 살아도 더 많은 사람에게 힘이 되어주고 희망이 되어줄 수 있을 텐데...
우리 정기자님은 이런 분으로변하지 않고 남아주길...
그래서 제 이름을 변하지 않는 상록수라고 적은 것입니다. 저도 님처럼 변하지 않는 용기로 희망을 낳은 사람이 되고파요.
좋은 블러거를 만나 기쁩니다.
좋은 블로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러면.. 이 분의 기사 좀 다루어 주셧으면.... ^^;;;
" 몇 학번이세요? " 이 분 <-- 왜 그런 질문을 했는지 궁금해서
결국 개업하셨다는 소문이...
이 분이라고 하시면 누구를?
정재규 부장판사를 말씀하시는?
순천법원에서 정재규 판사님과 2년동안을 함께 근무했습니다.
그 분은 참으로 온화하시고 진실한 분입니다.
꿈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