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국제상거래법위원회(UNCITRAL)는 지난해, 정부조달 유엔 모델법을 만들면서 우리나라 조달청의 인터넷 기반 ‘다수공급자물품계약제(MAS)’ 규정을 적극적으로 인용했다. MAS제도란 조달청이 단가계약을 체결한 여러 업체를 인터넷 쇼핑몰에 올리면 각 정부기관이 입찰 절차 없이 물품을 사들이는 제도다. ‘인터넷 강국’답게 인터넷을 법률과 적절히 융합했다는 긍정적 평가가 쏟아졌다. 주오스트리아 대사관 사법협력관 정창호 부장판사는 “지적재산권 담보 특례법 등 제정 중인 우리 법률을 소개했더니 담보등록제도의 국제표준 개발작업을 우리나라가 주도해달라는 제안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한국에 대한 국제법률기구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이어 송상현 국제형사재판소(ICC) 소장, 권오곤 옛 유고슬라비아국제형사재판소(ICTY) 부소장, 오수근 UNCITRAL 의장이 잇따라 선출되면서 한국법에 대한 인지도가 넓어졌기 때문이다. 젊은 법률가가 다양한 국제법률기구에 인턴 및 실무 전문가로 참여하면서 한국인과 국제기구간의 친밀도도 두터워졌다. 1893년 설립된 헤이그국제사법회의(HCCH)는 올해 처음 한국인 인턴을 고용한 데 이어 한국 판사도 파견해달라고 대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인의 국제법률기구 진출이, 한국법의 국제법률시장 수출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젊은 법률가의 국제기구 진출을 후원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유럽 소재 국제재판소 등 국제법률기구를 찾아가 한국인, 한국법에 대한 그들의 관심을 시리즈로 싣는다. 1회는 프롤로그로 한발 앞서 국제법률기구에 진출한 젊은 한국 법률가이 말하는 ‘그들만의 비법’을 소개한다.
● 국제법 NO 전문성 YES
밥할 줄 안다고 요리사라고 부를 수는 없다. 국제법은 기본이다. 밥은 물론 나만의 음식을 식탁에 내놓은 인재를 국제법률기구는 찾는다. 올해 UNCITRAL에 정식 채용된 이아름(27·여)씨가 그런 경우다.
외대 법학과를 졸업한 이씨는 석사과정을 밟으며 ICTY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인턴으로,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에서 계약직 직원으로 일했다. 2008~2009년에는 한국무역협회의 후원을 받아 미국 카네기 멜론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을 배웠다. UNCITRAL는 전자상거래 모델법을 만들면서 법률과 전자상거래를 접목할 전문가를 물색했다. 이씨의 이색 경력이 딱 들어맞았다. 그는 “국제기구는 바로 현장에 보낼 수 있는 사람을 찾는다.”면서 “하나하나 가르쳐주는 곳이 없다.”고 말했다.
● 자비 NO 지원 YES
유엔은 인턴 직원에게 보수를 주지 않은 게 원칙이다. 그렇다고 길이 없지는 않다. 이아름씨는 유엔산하기구인 ICTY에 일하면서도 우리나라 여성부 국제여성전문 인턴으로 뽑혀 생활비를 보조받았다. ICC 인턴인 전진(26·여)씨는 월 1000유로(약 160만원)씩 생활보조금을 받는다. 그는 “경제적 여건이 어렵다는 사정을 국제기구에 설명하면 지원을 받을 방법이 알려준다.”고 설명했다.
헤이그국제사법회의(HCCH) 인턴인 이선(30·여)씨는 지난해 헤이그 아카데미를 밟으며 전액 장학금에 생활비 보조까지 받았다. 원광대 법학전문대학원생인 그는 “불안한 마음에 지원서를 꼼꼼하게 작성한 덕분”이라면서 “일해보니 한국 법률에 대한 관심이 상상 이상”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생인 전우정(34)씨도 사법통일국제연구소(UNIDROIT)에서 한국인으로 처음, 생활지원(숙소 및 일 25유로)을 받고 항공기 등 이동장비담보권 협약을 연구하고 있다.
● 인맥 NO 인터넷 YES
국제기구는 공석이 생길 때마다 홈페이지를 채용공고를 낸다. 인턴지원이라도 절차를 차곡차곡 거쳐 실력을 입증받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관심있는 기구가 있으면 ‘즐겨찾기’에 등록해놓고 들락거리는 게 좋다.
검사 출신의 이윤제(41) 아주대 전 부교수는 국제형사법 전문가를 선발한다는 ICTY의 채용공고를 보고 지원, 채용됐다. “검사 경력, 국제형사법 강의 경험이 유리하게 작용했다.”면서 “기본 절차를 충실히 밟는 것이 최고의 비법”이라고 설명했다. 전진씨는 “국제형사재판소의 원칙은 인맥을 내세우면 우선 탈락”이라면서 “인터넷 공고에 맞춰 충실하게 자료를 준비하는 게 비법”라고 말했다.
● 영어시험 NO 실력 YES
영어성적이 몇 점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의견을 영어로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이선씨는 “시험성적은 좋지만 일할 때 의사소통이 힘들면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이아름씨는 “면접 때 1시간 얘기하다 보면 영어는 물론 배경지식이 다 드러난다.”고 했다. 이윤제 교수는 “영어실력으로만 보면 미국, 영국을 제치고 한국인을 뽑을 이유가 없다. 경력과 법률지식을 충실히 갖추면 수단(영어)을 보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영어 YES 불어 YES
오히려 불어가 중요하다. 국제법률기구는 불어를 공식언어로 오래 사용해서 문서가 대부분 불어로 남아있다. 국제재판소도 불어를 공식언어로 채택하고 자료를 축적한다. 이런 불어 자료를 읽을 수 있으면 당연히 유리하다. 영어에 능숙한 권오곤 ICTY 부소장이 최근 후배들과 ‘불어 공부 모임’을 시작했다.
외교통사부의 JPO(초급전문가), 유엔의 국가별경쟁시험(NCRE)을 모두 통과해 UNCITRAL 실문전문가로 일하는 이재성(35) 미국 변호사는 “국제기구에서 일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은 금물”이라면서 “국제기구가 원하는, 그렇지만 쉽게 찾을 수 없는 독특한 전문성, 경력을 갖춰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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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racked from 자작나무숲의겨울오리온 2010/03/21 23:59 삭제
Subject: 국제기구로 가는 지름길, JPO
TV에서 본 아프리카에 살고 있는 내 나이 또래 꼬마의 볼록나온 배와 동그란 눈망울이 밤새 잊혀지지 않고 맴돌던 어린 시절이 있는 써니라면, 국제 현안에 대한 관심으로 똘똘 뭉친 써니라면, "내가 외국어라면 좀 하지!"하는 명석한 뇌를 가진 써니라면, 어려운 사람을 보면 지나치지 못하는 따듯한 마음을 가진 써니라면 당신의 능력을 더 큰 세상을 위해 보여주세요. ● 국제기구가 뭐에요? '국제기구'하면 무슨 생각이 떠오르시나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