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6년 9월 태국 콘서트의 모습 |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법원은(1심, 2심) 한결같이, 이런 계약은 불공정하다고 판단해 ‘무효’라고 판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3심) 판결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았습니다. 연예인이 1심에서 승소하고도 2심에서 기획사와 합의해 대법원까지 소송을 진행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법원 판결을 지방법원(1심)과 고등법원(2심)이 받아들이는 법원 특성을 고려할 때 아쉬운 대목입니다.
CF모델 유민호(25) (원고)씨와 SM엔터테인먼트(피고)에 대한 2006년 1심 판결부터 보겠습니다. SM과 전속계약을 맺은 연예인이 법정다툼을 벌여 판결문까지 받아낸 유일한 사례입니다.
유민호-SM 계약서는 동방신기 계약서와 판에 박은 듯 똑같습니다. 계약시기도 2003년 1월 3일(동방신기 2003년 6월 30일)로 비슷합니다. 이는 SM이 사용하는 ‘표준 양식’이며,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가수 보아도 같은 계약서에 서명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전속 계약서 일부 전문은 http://ejung.blog.seoul.co.kr/76에서 볼 수 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2부(부장 유철환)는 2006년 10월 11일 유민호-SM 전속계약은 “원고(유민호)의 경제활동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하는 것으로 민법 103조에 반해 무효”라고 판결했습니다. [민법 제103조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는 무효로 한다.]
판결문 주요 판단 내용입니다.
1. 전속계약의 계약기간 규정에 따르면 최소한 10년 동안 원고의 연예활동에 관한 모든 권리를 피고가 지니며 처음에 약정한 수익분배의 방법도 계속 유지된다. 원고에 대한 훈련기간을 고려하더라도 지나치기 장기간이다.
2. 전속계약의 손해배상액 규정은 그 금액이 과다해 원고에게 지나친 경제적 부담을 준다. 원고가 싫어도 전속계약을 이행하도록 강제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이에 비해 피고의 계약위반에 관해서는 아무런 손해배상액을 정하지 않고 있다. 피고는 언제라도 전속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원고와 피고의 권리·의무가 지나치게 불균형해 보인다.
3. 연예산업이 초기에 신인을 육성하는 데 큰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고, 신인 중 일부만 인기연예인이 되는 등 그 위험성이 높다고 하더라도, 성공하면 높은 수익이 예상되며, 투자실패의 위험은 투자자(기획사)가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런 이유로 장기간의 계약기간과 과다한 금액의 손해배상액을 정당화할 수 없다.
4. 계약기간과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관한 규정은 전속계약의 본질적인 부분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그 부분이 없었다면 전속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기에 이 사건 전속계약 전부가 무효라고 할 것이다.
2006년 10월 11일 법원의 원고 승소 판결에 맞서 SM은 항소합니다. 그러나 2007년6월13일 유민호는 서울고법(2심)의 조정신청을 받아들여 SM와 다음과 같이 합의합니다.
조정조항
1. 원고(유민호)는 소를 취하하고, 피고(SM)는 이에 동의한다.
2. 원고는 피고와의 2003.1.3자 전속계약이 유효함을 확인한다.
3. 소송비용은 각자가 부담한다.
1년6개월간 싸움이 ‘없던 일’로 끝난 것입니다. 왜 그랬을까요? 서울고법 조정조서에 첨부된 유민호의 청구서 일부를 옮기는 것으로 답변을 대신할까 합니다.
“원고(유민호)는 피고(SM)와의 계약 해지 후 스스로 노력해 음악전문 케이블 방송인 KMTV의 ‘생방송 3시 톡톡’이라는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아 출연하게 되었습니다. 원고는 최선을 다해 위 프로그램을 진행하였고, 그 결과 담당 프로듀서와 시청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피고는 원고가 위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을 알고 이를 방해하려고 담당 프로듀서(PD)에게, “원고가 위 프로그램을 계속한다면 프로그램에 피고 소속 연예인들의 출연을 거부하겠다.”라고 하여 원고를 출연시키지 말도록 하였습니다. 음악전문 방송에서 많은 가수를 보유하고 있는 거대 연예기획사인 피고의 요구를 거부하기란 불가능한 일이기에, 담당PD는 원고에게 위와 같은 사정을 설명하여 출연을 중단해 달라고 요구하고, 원고는 위 프로그램에 더는 출연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2009년 1월 14일과 2009년 4월8일에는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1부(부장 이내주)와 민사합의25부(부장 조원철)가 5인조 남성 아이돌 그룹 ‘씽’의 멤버 3명과 우성현이 ‘씽 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낸 전속계약 효력 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잇따라 연예인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기획사가 항소했지만 그룹 씽 사건은 항소 각하로 확정된 반면 우성현 사건은 항소심(2심)이 서울고법에서 진행 중입니다.
1심 판결은 특히 우성현의 판결문에는 50만장 이상을 판매했을 때 5000만원을 지급한다는 조항(동방신기 전속계약 제9조)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나옵니다.
“가수로서의 주된 수입원인 음반 인세의 경우 원고(우성현)는 실제 판매량이 50만장을 초과한 경우에만 그 중 단일 음반의 경우에는 5000만원, 싱글음반의 경우에는 2500만원을 분배받을 수 있고, 음반 판매량이 100만장을 초과하는 경우에도 아무리 수입이 많이 발생하더라도 단일 음반의 경우 1억원, 싱글 음반의 경우 5000만원에 한해 분배받을 수 있도록 되어 있을 뿐이다. 게다가 피고는 원고의 동의 없이도 원고가 발표한 곡들을 라이브 음반, 베스트음반, 옴니버스 음반과 같은 2차적 편집음반에 포함해 재발매할 수 있고, 이로 인한 수익은 전적으로 피고에게 귀속되게 되어 있다. 나아가 온라인, 유무선 인터넷, 모바일 상의 음원 유통으로 인한 수익과 해외시장 판매를 목적으로 외국에서 제작된 음반은 순이익의 10%만 원고에게 지급하게 되어 있을 뿐이다. 이와 같은 점에서 이 사건 전속계약상의 이익 분배에 관한 조항은 사회정의에 반할 정도로 현저하게 공정을 잃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판결문 분석 결과 법원은 ‘노예계약’은 무효라는 점을 분명히 밝히며 연예인의 편에 서있습니다. 그러나 기획사의 권력과 횡포 탓에 ‘약자’인 연예인이 소송을 끝까지 지켜내 최후의 승자가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소송을 냈던 연예인들이 동방신기만큼 스타가 아니었기 때문에 더욱 법정싸움이 힘겨웠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동방신기의 소송을 지지하며 그들이 이번 싸움에서 물러서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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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racked from 오늘, 현장을 증언한다 2009/08/06 10:54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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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동방신기, 파국 해체를 피할 묘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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